변명
요즘 들어 자주 이런 꿈같은 상상을 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걸어가고 있습니다. 지하철 역사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하지만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수백, 수천, 수만의 사람들. 그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은 모두 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교복을 입은 학생, 양복을 입은 직장인, 머리가 우습게 벗겨진 사람, 휠체어를 탄 사람, 아이를 손에 잡은 사람, 그냥 보통 사람들... 나는 그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는 곳의 끝을 알고 있습니다. 바닥이 보이지도 않는 낭떠러지가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무한의 심연이 어둡게 미소지으며, 종말로 치닫는 이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의 운명은 오로지 파멸만을 향해 치닫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지, 무기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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