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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야기

반여성주의의 관 이 글은 이선옥 씨의 7월 21일 경향신문 기고글, 페미니즘, 지성의 무덤이 되다​에 대한 반박인 동시에 보충이다. 이선옥 씨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 1. 극단주의가 대한민국 여성운동을 지배하고 있으며, 2. 여성운동은 반인권적이며, 3. 여성주의자들이 반지성적이라 공론장을 통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1. 여성운동은 극단주의에 지배당하나 이선옥 씨의 논증은 다음과 같다. 극단주의자들, 이를테면 워마드는 페미니스트이며, 즉 페미니스트는 워마드이며, 워마드의 속성이 페미니즘의 속성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논증이다 - 오사마 빈 라덴은 무슬림이다. 무슬림은 오사마 빈 라덴이다. 곧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다. 수학적으로 말하면 이렇겠다. 4은 자연수다. 자연수는 4이다. 모든 자연수는 .. 더보기
반지성주의 소론 세계의 끝으로 출발하는 급행열차의 경적은 울리고 이 글을 쓰며, 나는 트럼프가 파리 기후변화협약을 탈퇴하기로 결정했다는 기사를 본다.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거의 이견이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우리는 그것을 알고, 따라서 우리는 지구온난화라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트럼프 선생은 과학자들을 불신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가 중국인들이 지어낸 거짓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지구온난화의 연구자들은 중국보다는 주로 미국인들이다. 트럼프에게는 뭐 사실이 그러건 말건 상관이 없다. 트럼프는 옛날부터 밑도끝도없는 이야기를 내놓는 데 천재적이었다. 그이는 오바마를 외국 출신이고 이슬람교도라며 비난해 왔다. 그리고 9.11 테러 당시 미국의 무슬림들 수천 명이 테러에 환호했었다고 주장했다. .. 더보기
피해망상에 대하여 : 장-진 현상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출시 예정 게임인 『오버워치』의 일러스트의 교체를 놓고 일어난 논란은 매우 흥미롭다. 물론 그 교체 자체는 그렇게까지 흥미롭지 않을지도 모른다. 블리자드 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오버워치™는 분쟁의 세계를 무대로 영웅들이 팀을 구성하여 전투를 벌이는 슈팅 게임입니다." 간단히 말해, 캐릭터들을 놓고 총싸움을 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에 '트레이서'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 영웅이 있다. 3월 말 블리자드는 이 캐릭터의 승리 포즈 사진들을 공개했는데, 그 중 하나가 다음과 같았다. 이에 한 유저가 의견을 달았다. 이곳에서 Fipps의 의견 원문을 볼 수 있음 블리자드의 소개에 따르면, 트레이서는 '그녀는 재빠르고, 약삭빠르고, 관대합니다. 그녀는 좋은 친구입니다'... 더보기
(서간) 조선의 마름 김광일에게 侊日(광일)이, 내 편지를 보아주게나. 나는 오늘 아침 자네가 조선의 젊은 노비(奴婢)들에게 준엄한 꾸중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네 - 나는 자네의 그 포고를, "늙는다는 건 罪가 아니다" 라는 강직한 제목을 보았네. 그 아래에서 자네는 저 미욱한 젊은 것들을 다그치고, 훈계하고, 꾸짖었다네. 아아, 지금 바깥에서는 노비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네. 확실히 요새 상것들은 참을성이 예전만 못하네. 잡다하게 무언가를 원하고, 주제에 맞지 않은 물건들을 사고, 일하는 대신 불평을 내뱉으며, 불만을 전파하지. 광일이! 나는 자네가 그동안 저 재벌이라고 불리는 높으신 양반들의 마름으로 봉직하며, 얼마나 그분들에게 충정과 노고를 다하였는지 그저 모르고만 있지 않다네. 혹자는 자네 같은 사람을 곡학아세의 『져널리스트』라 .. 더보기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4)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1)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2)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3) 거미여왕의 무덤 일러스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진중권의 트위터 발언을 다시 인용하겠다. jungkwon chin ‏@unheim Jul 2 이 사안을 보는 나의 세 가지 시각. (1) 광대의 철학. 연예인은 도덕이 아니라 우리의 욕망의 대변자다. 따라서 광대에게는 폭넓은 언행의 자유를 부여하자. 이런 생각으로 유승준, 신정환 등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을 옹호해 왔던 것이고..... jungkwon chin ‏@unheim Jul 2 (2) 실천의 가상화. 진짜 중요한 것은 현실의 공직자 검증. 그게 잘 안 되니, 그 좌절된 정의의 감정을 '.. 더보기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3)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1)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2)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4) 오스만의 술탄 메메트 4세에게 답장하는 자포로제 카자크들, 일리야 레핀 스비드가일로프 그래서 내가 우리는 같은 들판에 열린 딸기라는 겁니다! - 죄와 벌, 4부 1장 진중권의 주장은, 일단 현 시점에서, 숱한 반여성주의적 망동에 대한 먹물적 정당화 중 가장 교묘한 것이다. 이 점에서 진중권은 김태훈과 숱한 다른 장동민 쉴더들, 나무위키의 떨거지 등을 모두 능가한다. 진중권은 5월 2일에 처음 트위터상에서 장동민 사건에 대해 발언하였고, 이후 6월 2일, 자신의 주장을 이렇게 정리하였다. jungkwon chin ‏@unheim Jul 2 이.. 더보기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2)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1)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3)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4) 판도라,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장동민 사건 바로 이 대란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만하다. 해당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전에 적은 바 - 참을 수 없는 건 바로 그대, 장동민(4월 19일) - 가 있으니 패스. 이후 장동민은 사과를 하긴 했는데 역시나 엉망이었다. 백스프(백승호)의 비평을 보자. 장동민의 사과를 통해 배우는 올바른 사과법 레바 사건 레바 사건 역시 일전에 논한 바가 있다 - 레진코믹스 레바툰 13화의 조야함에 관하여 요약하자면, 장동민과는 달리 레바의 성차별적 만화는 고의적인 것이 아니며 문제성도 심각하지 않으니, 사회운.. 더보기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1)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2) 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3)2015년, 여성혐오 대란의 해 - 상반기 결산 (4) "만일 그곳에 거미들 혹은 그 비슷한 어떤 것밖에 없다면 어떨까요." 그는 문득 말했다. '이 사람은 미쳤구나.' 라스꼴리니코프는 생각했다.- 『죄와 벌』, 4부 1장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어요 - IS로 간 청소년 정월, 일명 '김군'이라는 히키코모리 18세 소년이 IS로 떠났다. IS는 희대의 미치광이 집단으로 그간 악명이 높았고, 그것은, 그것이 미국이 저지른 숱한 악행의 결과물일지라도, 어쨌든 뭐 사실이긴 하다. 김군의 IS행은 한국인들에게 아주 놀라운 일이었다 - 정신나간 작자들에게 동감을 표했다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 IS의 광기는 .. 더보기
참을 수 없는 건 바로 그대, 장동민 나는 축구를 제외하면 TV를 보지 않는다. 무한도전(이하 '무도') 역시 마찬가지다. 내 세대 특유의, 무도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내게는 없다. 따라서 누가 무도에 승차하고 하차하건, 적어도 나에게는,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니 무도 '식스맨'으로 장동민이 떠오르건 말건, 장동민에 대해 별 관심을 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무도라는 계기로 말미암아, 세간의 이목은 그이에게 집중되었으며, 다들 잘 아시다시피 이는 막말 사건의 발굴을 낳았다. 대개 그렇겠지만, 나 역시 장동민의 막말건에 대해 그렇게 자세하게는 알지는 못했다. 장동민이 사과하고 당분간 자숙함을 선언했다면, 또는 그 팬이나 지지자로 자처하는 여러 분들이 얌전히 행세했다면, 이 글을 쓸 리도 아마 없었으리라. 하지만 장동민의 지지자들은 정신증.. 더보기
부녀자(腐女子)의 윤리적 우월함에 대하여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 마태오 복음서 5:28 박노자는 포르노를 악하다고 말한다. 가령 박노자의 세계와 한국 - “포르노를 불살라버려라” 같은 칼럼. 진중권은 박노자의 이 태도를 일종의 엄숙주의라 비판한 바 있다. 내 생각을 말하면, 나는 박노자에게 동의한다. 그러나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은데, 포르노는 보고 있어서이다. 애인이 없어서 나는 포르노를 보는 것일까? 하지만 애인이 있는 자들이라고 포르노를 보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남자들은 다른 남자 사람들이 포르노를 '당연히' 본다고 전제하고 이야기한다. 이는 심지어 미성년자들도 마찬가지다. 남초 사이트 아무 곳이나 들어가 보라 - 포르노는 그곳의 사람들이 즐겨,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