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어느 마을에 청년 하나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청년은 나무를 하러 숲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청년은 웬 아리따운 여인들이 샘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광경을 접하게 됩니다.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청년은 문득 자기 옆에 화려한 옷이 개어놓여 있는 걸 발견합니다. 청년은 그것에 손을 대기 위해 움직였고, 마침 청년의 발이 나뭇가지를 밟아 큰 소리가 나버렸습니다.
여인들은 모두 깜짝 놀라 옷가지를 집어들고는 백조로 변해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걸 보고 청년은 깨닫게 됩니다. 아, 저 여인네들은 선녀들이었구나. 그런데 그때, 청년의 눈에 알몸의 여인 하나가, 홀로 샘 속에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여인이 말했습니다 : 그 옷을 돌려주세요. 그것이 없으면 전 하늘나라로 돌아가지 못해요.
청년이 말했습니다 : 나랑 같이 살면 돌려 줄께요.
그렇게 해서 여인은 청년과 같이 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청년이 옷을 돌려주었냐구요? 물론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아이들도 두셋이 되었습니다.
어느 화창한 날, 여인은 창 밖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여인의 딸이 물었습니다.
"엄마, 왜 울어?"
"친정 식구들이 보고싶어 그렇단다."
"왜 못 보는데?"
"그건 어쩌구저쩌구해서..."
라고 설명하는 중, 여인의 머릿속에서 어떤 생각이 탁 하고 떠올랐습니다.
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에게 딸이 달려갔습니다.
"아빠, 혹시 예쁜 옷 가지고 있는 거 있나요?"
"우리 살림에 무슨 그런 게 있겠니?"
"아이이이잉~ 아빠~♥ 한번만 만져보고 싶어요~♡"
딸은 이렇게 사악한 기술을 썼습니다. 대학교 때 교수에게 쓰면 과제를 캔슬하거나 시험시간을 연장시키거나 할 수도 있는 기술입니다. 물론 남자가 쓰면 역효과가 납니다.
결국 청년은 마지못해 딸에게 비밀을 얘기해줬습니다.
"집 옆 헛간 풀더미 밑에 예쁜 옷이 숨겨져 있단다. 다만 절대 엄마한테 보여줘서는 안돼! 알았지?"
"네~ 아빠 사랑해요~♡"
이렇게 여인은 옷가지를 손에 넣었습니다. 여인은 옷을 입었고(처녀 시절 몸매 그대로였나 봅니다) 이내 백조로 변했습니다. 청년이 백조가 하늘로 날아가는 걸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아내를 잃은 청년은 탄식으로 세월을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상황에서 애들을 제대로 키울 정신 따위는 없었겠지요.. 그런데 이야기는 이걸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to be continued.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하늘에서 백조 여럿이 청년의 마을로 날아왔습니다. 역시 여인은 남편과 자식들을 잊지 못했던 걸까요?
아쉽게도 반만 맞았습니다. 자매들을 데리고 여인이 온 이유는, 자식들을 데려가기 위함이었습니다. 남편은...? 알 바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는, 자식들을 데리고 하늘로 올라가는 백조들을 보며, 청년이 절규하는 장면을 담담하게 그리며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