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앙.
일전에 러시아의 영도자 푸틴 칸께서 말씀하시기를, "선거부정 있었을 것이나 영향은 1% 미만" 임이라. 간단히 말해 별거 아닌 일이다. 모처에서는 당신의 득표율이 무려 107%가 나왔다는데, 그런 해프닝은 그냥 애교로 넘어가 주자.
그렇게 따지면 3만명 중 200명 역시 그리 대단한 숫자가 아닌 셈이다. 투표를 직접 조작한 것도 아닌 바에야! 하기야 지금 생각해 보면 이승만이 아무리 투표함을 바꿔쳐 봤자 수백만 표를 바꿨을까 싶기도 하고, 박정희가 아무리 선거날 부정을 저질렀다 한들 대세에 그리 영향을 미쳤을까 의심스러울 따름이기도 하다. 게다가 다 밑에서 알아서 저지른 일 아니겠는가, 각하께서 그런 사소한 것에 일일히 신경쓰실 여유는 없는 법이다.
이런 사고들은 어쨌거나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 생각해야 마땅하겠지만, 세상일은 꼭 산수와 통계만으로 돌아가지는 않는 법이다. 세상에는 이런 수학적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으며, 꼭 그런 계산이 아니더라도, 집단 내에서 잘 통하는 문법은 집단 외에서 언제나 적용되지 아니한다. (뭐 뭉뚱그려 문법이라고 했지만, 거의 기계적인 신뢰성으로 동작하는 일상언어의 문법은 이 표현에 화를 낼 것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보자. 우리는 그것이 국위를 선양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소위 '빠순이'들은 한류스타들을 들이대며 옵하에게 병역면제를 시켜 줘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우리는 이 주장에 매우 어렵게 반박하고 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옹은 쿠바의 올림픽 메달 갯수를 자랑하지만, 누구도 그것으로 말미암아 쿠바에 하악하악대지는 않는다. 대회에서 아프리카 여러 나라 선수들의 활약을 보며, 누구도 그 나라들이 뛰어난 정부체제와 교육제도 같은 걸 가졌다고 상상하지 않는다. 축빠들은 드록신을 찬양하지만, 그 덕에 그들은 신의 나라 코트디부아르가 완전 막장 국가 - 내전이 일어난다 -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런 사례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국위를 선양한다고? 헛소리! 그냥 근본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우리는 정리해야 한다. 이것은 국위를 선양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어째서 우리는 그에 열광하고, 국가는 병역을 면제하는가? 내가 진실로 진실로 그대들에게 말하노니, 그대들은 지금까지 모두 속았다...
응원가는 근본적으로 응원단을 위한 것이다. 군대 밖에서 제창되는 군가는 거의 완전히 무의미하다. 그것이 해병전우들의 노래방 나들이가 아닌 이상. 민중가요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은 갈라파고스 거북이의 노래다. 이 상황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으니 바로 구 민주노동당의 여러분이다.
해병전우회의 여러분들은 그들을 비난하기 전에 한 가지만 염두에 두라. 그들은 정의감에 불타는 사람들이다. 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의욕이 너무 넘치다 보니, 아주 약간의 사고를 칠 뿐이다. 전혀 아니라고? 어쨌든 그들은 그렇게 믿는다. 나는 그들의 믿음을 존중한다.
몇몇 분들은 그들의 - 드러나는 - 권력욕을 문제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내버려두기로 했다... 권력은 현실의 것인데, 망상의 체계로는 그것을 획득하지 못하니까. 히틀러는 운이 좋았고, 또 유별나게 천재적인 면이 있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현실에서 그 정도의 능력을 보여 주는 인물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니 나는 안심해도 된다, 또 굳이 비난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어차피 세상이 심판할 것이니까. 물론 도덕적 판단은 필요하다. 이것은 엄연히 부도덕한 짓이다.
그들은 부도덕하다. 이것이 이정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래서 공교롭게도 사퇴는 그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이미 본질이 드러났기에, 표현을 바꾸는 건 이제 어떤 의미도 갖지 않는다. 우리들은 지금까지 모두 속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