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재인을 찍지는 않았지만, 투표소에 들어가서도 조금 고민을 했다. 이유는 밝혔다시피 나는 헌법질서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는 반헌법세력이다. 물론 그녀가 헌법에 대해 뭘 알기야 하겠냐마는, 그녀의 말과 행동, 그것에서 드러나는 사상은 반헌법적이다. 비유하자면 이렇다 - 살인자가 형법 조항을 모른다고 해도, 살인죄는 성립한다. 1
2. 정치인들이야 실제 이익을 찾아갔으니 망정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찾은 건 망상의 이익이다. 이것은 5년 전의 경우와 정확히 동일하다. 그래서 경제가 살아났습니까? 문제는 증상이 더 악화되었다는 사실.
3. 출구조사는 잘 맞는다. 신뢰할 수 있는 표본이 워낙 많아서 그렇다. 거기서 집권당의 표를 약간 차감해서 보면 정확할 테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오히려 박근혜의 실제 표가 더 많았다 -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대한민국에도 '이볼긴 장군'이 여럿 계시다는 소리다.
3-1. 설명하자면 이렇다.
어떤 사람이 박근혜를 찍었다고 말하기 꺼려하는 요인이 존재한다. 내가 봤을 때 이는 박 지지자의 무려 5%가량이다. 그런데 어떤 권력이 박근혜를 찍었다고 개인을 압박하겠는가? 결론은 단지 쪽팔림이다. 충동에 몰려 박근혜는 찍었지만, 누군가가 그에게 물을 때, 그리고 그 질문이 굉장히 공적인 것일 때, 닫힌 투표장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염치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두뇌의 이성은 분명히, "박근혜는 등신임ㄲㄲㄲㄲ" 라 외쳤다! 2
3-2. 이 현상은 일명 '문도리코'씨의 건에서도 정확히 드러난 바 있다.
3-3. 현상은 아직 명징한 학문적 방법으로 해설할 수 없다. 따라서 문학과 정신분석학은 아직 사회적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4. 5년은 길다고도 할 수 있지만, 2년, 3년은 짧다. 각하의 치세는, 돌이켜 보면, 금방 지나갔다.
4-2. 따라서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옹호하는 여러분들은 다시 힘을 내시길. 박근혜의 통치를 보면 돌아오는 선거는 죽어도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각하는 '그냥 커피'다.
4-3. 물론 저들이 넋 놓고 있으리라는 기대는 접어두라. 저들이 노력하는 이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 노력은 당연히 현실적인 것이어야 한다.
5. 사회주의자는 더욱 절박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는 대단히 높은 가능성으로 나라를 말아먹을 것이다. 그러면 그 다음의 유력한 주자 중 하나는 파시즘이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모두 죽은, 그냥 수사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그러하리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