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것들(논픽션)/요즘

내일, 당신은 행복할까요?

에포닌 2007. 5. 18. 12:36

< 1. 모 대학교의 면접고사 문제는 대략 이러했습니다 :왜 요즘 사람들은(卜)에 매달릴까.

 저의 대답은 대략 이러했습니다 :사람들에게희망이 없어서다.

 

그리고 보기 좋게 낙방했습니다. >

 

 

< 2.  며칠 전 어느 신문 기사를 봤습니다. 일면 헤드라인이었다고 기억하는데요,외국에서는 한국 경제를낙관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유독 한국인들만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하버드대 헌팅턴 교수의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위기감이 더해진다'라는 말이 떠오르더랍니다. >

 

 

< 3.  뉴라이트라고 불리는 분들은 식민지시대를 발전의 시대라며 옹호합니다. 그들이 내놓는 통계자료를 보면 꽤 그럴듯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유사이래 (무엇이든지간에) 최고의성장률을 기록했던 게 일제 시대입니다. 그 엄청난 산업 발전을 보며 우리는 당시 조선 민중들에게 외쳐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당신들은 참으로 빛나는 시대에 사셨던 겁니다!라고. >

 

 

 

 여러분, 요새 평안히 지내십니까?

 

 너무 격식을 따진 인삿말일까요? 그냥 소박하게 물어보기로 합니다.

 

 이봐요, 요새 사는 게 어떤가요?

 

 당신은 요새 삶이 해피해요, 짜증나요, 그럭저럭이네요, 황홀하군요, 조깥습니다, 돌아 버릴 거 같아요 등등의 대답을 할 겁니다. 그리고 만약 왜 그런가,이유를 물어보면 이러저러하니까라고 답을 할 겁니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평범한 사람이라면, 아마 열이면 아홉, 백이면 아흔아홉은 비슷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당신이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보통 사람이라면, 아마 다음과 같이 이야기할 것입니다.

 

 

 물가와 공공요금은 치솟는데 월급은 별로 오르지 않는군요. 요새 집값 폭등하는 거 때문에 상실감이 들어요. 아이들 교육비 때문에 걱정입니다. 누님댁 장사가 영 안 돼서 걱정이에요. 내가 있는 직장에서 평생 일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노후가 걱정되는데 대비할 방법은 딱히 없어 막막하네요.

 

 

 이런, 오늘 당장 먹고살기 힘들고, 내일의 삶도 대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요? 괜찮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다들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이제 여러분은, 우리 다음 세대가 우리들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조차 하지 않잖습니까.

 

 하지만 이건 분명합니다. 한국의 경제는 어쨌든 성장하고 있고, 주가는 폭등하고 있다는 거 말이지요. 지금 우리 나라의 경제지표는 매우 바람직하답니다.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은 더욱 매력적인 동네가 될 것이겠구요.

 

 그렇다면 훗날의 역사서에는 이렇게 기록되지나 않을까요. 왜정 때와는 달리, 그 고까운 반일감정 따위도 없을 터이잖습니까. "21세기 초반 한국은 매우 발전했으며, 그 당시 한국인들은 실로 영화로운 시대의 일원이었다. 당시의 경제상황에 대한 통계자료를 보라!" 라는 식으로 말이지요.

 

 당신은 오늘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자신과 가족, 친구들의 내일이 어떠할 거라고 짐작하십니까?  과연 당신의 인생은 얼마나 소중한 것일까요? (물론 도표 속의 막대그래프보다는 덜 중요할 테지만요!)

 

 어쨌든 아무리 암담한 답변이 머릿속을 맴돌아도, 부디 희망을 가지시길 바래요. 위대한 대한민국에는 빛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