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이야기

촛불집회

에포닌 2008. 10. 24. 20:33

 "바루스, 2개 군단을 돌려줘!" 아, 이건 아우구스투스군. 이게 아니지...

 "부르투스, 너도냐!" 라는 남기고 카이사르는 쓰러졌다. 쿠데타는 9부능선에 올랐다.

 그런데, 그 9부능선에서 부르투스 새키가 "공화주의적 절차가 어쩌네 저쩌네..." 하며 찌질대다 집에 가버린 거다. 어?!!? 며칠 후 그로기 상태였던 카이사르 쫄따구들이 득달같이 일어나 공화파들을 캐발라버렸다. 이제 공화정 부활은 1000년쯤 후의 일로...

 어떨까, 부르투스의 선택은 두말할 것 없이 개삽질의 전형이었다. 시발, 비상시국에는 좀 예외적인 짓을 저질러서라도 세상을 올바로 되돌려 놔야지! 인류 역사에서 진보는 또라이짓으로 이루어진다는 걸 왜 모르나!

 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좀 전향적이었다. 부르투스는 엄청난 리스크 앞에서 공화주의적 질서를 팔아먹지 않은 셈이었으니. 나는 부르투스의 허황된 선택에 그리 나쁘지 않은 가치를 매겼다. 자칭 이상주의자로서... 모르긴 몰라도, 부르투스의 선택이 근 2000년 지나 빛을 보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