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대해 묻다

 논어에 이런 말이 나온다.


子貢問政,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三者何先, 曰 去兵

子貢曰 必不得已而去 於斯二者何先, 曰 去食

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었다. 공자가 말했다. "(정치란)식량을 충분하게 하고, 군사를 충분하게 하고,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자공이 물었다. "부득이하게 버려야 할 게 있다면, 셋 중에서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군사를 버려야 한다."

자공이 물었다. "그럼 남은 두 가지 중에서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택하시겠습니까?"
공자가 답했다. "식량을 버려야 한다.

          옛날부터 죽음은 늘 있어 왔지만, 백성의 신뢰 없이는 나라가 설 수 없다."

 라는 소리다.


 만약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면,

"나라엔 국민이 제일 중요하죠. 국민 없이 나라가 어떻게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맞습니다, 맞고요..."

 라고 답할 거다. 말은 참 잘하시는 분이다. 하지만 노무현의 실제 선택은 어떠했는가?

 식량(食)이 제 0순위였다. 그리고 군사(兵)는 그 다음이었다. 국민은 항상 '부득이(不得已)하게' 버려졌다. 노무현은 외쳤다. "곳간에 쌓아 놓은 식량을 보라! 이 강대한 군사력을 보라!" 그러니까 딴에는 참 일 잘한 정치가 되시겠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노무현이 그립다. 노무현은 국민을 헌신짝처럼 내버렸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주워다 솔질도 해 주고 때로는 광도 내 주지 않았는가. 아주 가끔씩은, 말로는 항상.

 그러나 오늘날의 정치(政)를 보니 어떠한가! 정부는 식량을 버렸다. 군사도 버렸다. 다 팔아치워 자기 잇속을 노린다. 국민은?

 애초부터 안중에 없었다. 생존투쟁에서 낙오되는 국민들은 이제 죽어나간다. 그러면 강만수 장관님께선 말씀하시리라 : "어쩔 수 없어. 옛날부터 죽는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나왔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