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

예측가능한 인간

에포닌 2008. 11. 6. 04:25

 '외교'에 대한 연구는, 아직 학문이라고 하기까지는 좀 어려울 정도로, 체계라던가 방법론이 완성되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대학에는 외교학과가 있습니다만. 어쨌든 우리가 '외교'란 테마에 경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그런데 가끔씩 괴상한 인간들이 등장하면 경험적 체계가 깨진다. 그러니 왜 칭기스칸에 대해 금나라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는가, 히틀러에 대한 영국의 대응은 왜 실패했는가, 라고 묻는 건 좀 넌센스 같다.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네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다 너처럼 똑똑할 거라고 생각하진 말라고.


 말하는 걸 보면 오바마는 조금은 괴짜 같다. 그의 연설이나 저작 같은 걸 주의깊게 보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편린만으로 평가하면 그렇다는 건데... 뭐, 말하는 게 꼭 행동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긴 하다. 바로 노무현처럼!

 언젠가 TV에서 그가 "미국은 수십 년간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펼쳐 왔어염. 우리는 이걸 뜯어고쳐야 해염" 이라고 말하는 걸 보고, '뭐야 이거 얘 몰라 무서워'라고 중얼대며 TV로부터의 도피를 결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일까 그의 본선경쟁력을 좀 낮게 생각하기도 했는데, 결과는 매케인 떡실신. 경제공황 만세다. 정부도 나랑 비슷하게 생각했는지, 당선되기 전까지 라인이라던가 이런 건 전혀 뚫지 않은 것 같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모처럼 정부와 깊은 공감대가 형성되는 걸 느끼니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