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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것들(논픽션)/요즘

게임에서 승리하는 법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경기를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2002년 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와의 경기를 꼽을 것이다. 이탈리아, 한국 모두 플레이가 처음부터 굉장히 거칠었다.

 

서로 밀친다거나 하는 자잘한 파울은 시종일관 계속됐다. 유니폼을 너무 잡아당긴 나머지 이탈리아 선수의 유니폼이 찢어지기도 했다. (이후 FIFA는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행위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선수 하나는 팔꿈치에 맞아 코뼈가 부러졌다.

 

연장전까지 가는 난전 속에, 이탈리아의 중심 선수인 토티는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결국 연장 후반 골든골로 한국이 승리. 한국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만신창이가 되었고, 다음 경기부터 맥없는 플레이로 일관한다. 경기 후 이탈리아인들은 편파판정을 외치며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 감정이 썩 좋지 않았던 한국인들 역시 이탈리아를 끊임없이 씹었다.

 

이탈리아에 대한 감정은 지금까지도 그리 좋지는 않은 듯하다. 그쪽의 우리에 대한 감정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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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월드컵의 토고, 한국의 월드컵 본선 첫 상대였다. 영국의 어느 잡지에게 '월드컵 사상 최약체'라고 불리기도 했던, 전혀 생소했던 아프리카의 나라.

 

비리투성이인 축구협회가 돈 몇푼을 안 준다고 선수단이 파업, (선수 하나가 부족을 먹여 살려야 한다나..) 감독이 도망가는 등의 해프닝을 벌인다.

 

어쨌든 경기는 이상없이(?) 치뤄지는 듯 했지만 경기 전 토고 국가가 안 나오는 조그만 사고가 있었다. 토고는 한 골을 넣었지만 경고누적으로 선수가 퇴장, 이후 계속 밀리면서 끝내 역전패하고 만다. 지고 있는 데다, 계속 볼을 돌리는 한국팀을 보며 부아가 났을 만도 했겠지만..

 

한국 선수가 쥐가 나 쓰러지자, 토고 선수는 이내 다가와 다리를 주물러 주었다. 결국 경기가 패배로 끝났어도, 토고 선수들은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계속되어 벌어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기다리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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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한국 사람들은 토고와 같이 16강에 갔으면 좋겠다고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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