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정부 관계자 여러분.
어젯밤, 또다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폭력진압이 벌어져 시민들이 부상을 입고 일부 도심교통이 마비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전대미문의 막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게 다 여러분들 때문이지요. 당신네들, 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발이 땀이 나게 노력해도 모자랄 판입니다.
그럼에도 이 땅에 다시 불법과 폭력이 난무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묵묵하게 일하고만 있을 수 없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입니다.
특히, 경제위기 속에서도 최근 모처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관광객이 늘어나 우리의 외환수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으시다는데 퍽이나, 제조업 살릴 궁리는 안하십니까. 내수시장 살릴 궁리는 안하십니까. 우리가 지금 "깁미 쪼꼬렛" 이 지랄 떨 레벨입니까?
그래, 없는 것보단 낫다칩시다. 그런데 그들이 즐겨 찾는 명동이나 시청 앞, 청계천, 인사동과 같은 도심 한복판에서 계속 불법 폭력진압이 벌이시면 어떻겠습니까. 필경 그들은 발길을 돌리고 말 것입니다. 파리 지하철노조가 시위한다고 관광객 떨어진다는 말, 들어 보셨습니까? 여러분들만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왜 괜히 공권력을 남용하여 시민들을 자극하십니까?
정부 관계자 여러분!
님들은 이 어려운 경제를 전 국민이 합심하여 반드시 살려내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 푼의 관광수입이 어쩌네 지랄하시지 마시고, 세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걷어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지 궁리부터 하시란 말입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실낱같으나마 도처에서 경제회복의 기미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뭐 보이나 안 보이나 결론은 똑같습니다. 죽어라 노력하실 때입니다. 이러한 때에 폭력진압으로 국력을 낭비할 시간이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지난해 당국의 헛짓으로 많은 국력을 낭비했습니다. 그런데도 교훈 따위는 전혀 얻으시지 못한 것 같군요!
올해에도 이러한 삽질근성이 재발한다면, 국민은 부득이 국민의 주권을 명시하고 있는 헌법정신에 따라 단호히 조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불법과 폭력을 자제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행정기관이 운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 관계자 여러분, 부디 좀 손톱만큼이라도 상식적인 국가운영을 보여주시지요. 간곡하게 당부드립니다.
2009년 5월 3일, 이선영